우리는 캐릭터 챗이 아닙니다.
랜덤테일즈는 Character.ai, 뤼튼, 제타 같은 캐릭터 챗들과 비교되곤 했습니다. 하지만 출시 후 두 달이 지난 요즘 유저들은 확실히 캐릭터 챗과는 다른, AI 문학 서비스라는 것을 알아주고 계십니다.
하지만 AI 문학 서비스도 저희의 최종장이 아닙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그 너머에 있고, 그것은 바로 Universe OS입니다. Windows, MacOS, Linux가 컴퓨터 운영체제로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연결했다면. 우리의 운영체제는 AI와 인간의 상상력을 연결합니다.
3만 년 전 라스코 동굴 벽화를 그리던 인간의 조상이, 그리고 레고로 성을 짓는 어린 아이들이 말해주듯, 인간의 DNA에는 창조에 대한 욕망이 새겨져 있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구조적 관점에 보았을 때, 0.1%의 사람만이 영상을 만들고, 게임을 개발하며, 소설을 출간합니다. 99.9%의 사람은 그저 수동적 소비자로 남아야 했습니다.
이 거대한 비대칭은 개인의 의지와 성향의 문제로 넘길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명확합니다. 사람들에게 종이가 주어졌을 때 더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기 시작했고, 컴퓨터가 보급되자 개인 창작이 폭발했으며, 스마트폰과 아이패드가 등장하자 누구나 영상을 만들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중요한 건 “접근성” 입니다. 접근성이 좋아질 때마다 우리는 더 많은 창의력을 발산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AI가 등장했습니다. AI 기술은 인간을 그 어느 때보다 창의적인 존재로 만들어줄 혁명적 기술입니다. 늘 “창작의 민주화”를 꿈꾸던 우리 에일리언즈는 이 흐름을 포착하였습니다. AI와 상상력의 교차점. 그곳에 마땅히 있어야 할 것을 만들고자 합니다. 그것이 바로 Universe OS이고, 우리의 진짜 최종장인 “창조”의 민주화를 이룰 제품입니다.
왜 유튜브를 이길 수 있었을까요?
랜덤테일즈 유저들의 일평균 사용 시간은 2시간 48분입니다. 유튜브의 평균 체류시간인 2시간 19분을 넘겼습니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숏츠, 릴스 시대에 어떻게 텍스트로 싸우냐”고 말했지만, 저희는 다음 문장을 믿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수동적 소비보다 능동적 참여에 기꺼이 더 시간을 쓸 것이다.”
랜덤지지는 방탈출과 같은 ‘경험’을 파는 회사였기 때문에, 다른 분들 보다 더 일찍 이 변화를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수많은 리서치와 노하우를 통해, 우리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능동적 참여 콘텐츠로 이동하고 있다는 명백한 데이터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영상인지 텍스트인지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핵심은 사람들이 얼마나 깊이 참여할 수 있느냐의 문제였습니다.
TRPG를 20년간 지속해온 게임 마스터에게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왜 그렇게 오랫동안 계속할 수 있었나요?” 그분의 답은 우리의 가설을 완벽하게 뒷받침해주었습니다. “그 장면 장면이 추억으로 남기 때문입니다. 수동적인 감정 수용이 아닌, 능동적으로 감정을 다하여 희노애락을 모두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깊은 추억으로 남습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가 만든 것은 단순한 콘텐츠가 아니라, 사용자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쌓아가는 진짜 경험입니다. 넷플릭스 정주행 후의 여운과는 질적으로 다른, 자신이 직접 만들어낸 서사에 대한 애착과 몰입감입니다.
로키 알고리즘: 이야기를 엮는 자
랜덤테일즈의 심장부에는 ‘로키 알고리즘’이 있습니다. 북유럽 신화의 변화와 속임수의 신 ‘로키’에서 이름을 따온 이 알고리즘은, AI를 단순한 기술적 도구를 넘어 플레이어 개개인의 모험의 서사와 특수성을 기억하는 완벽한 스토리텔러이자 게임 마스터로 진화시킵니다.
로키 알고리즘이 해결해야 했던 것은 기존 AI 서비스들의 근본적 한계였습니다. 대화가 길어질수록 맥락을 잃어버리고, 캐릭터의 일관성이 무너지며,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문제들 말입니다. 우리는 이 불가능해 보였던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로키 알고리즘의 임무는 ‘제한 없는 자유’와 ‘완벽한 일관성’ 사이의 균형을 찾는 일입니다. 이는 기존 게임이나 인터렉티브 콘텐츠라고 하는 것들, 그리고 AI 컴패니언이 해결하지 못한 근본적인 딜레마였습니다. 로키 알고리즘은 세계를 창조하고 이야기를 엮는데에 탁월하도록 스토리텔러 AI의 기억력을 강화시키고, 이야기의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또한 이 모험이 끝나지 않도록, 이론상 무제한의 대화를 지원합니다. 이 기능이 중요한 이유는 첨부 이미지로 대체합니다.
캐릭터 프로토콜: 디지털 생명의 탄생
랜덤테일즈 유저들은 자신의 세계 안의 캐릭터들과 깊은 애착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 또한 모험을 함께한 친한 캐릭터들이 몇 명 존재합니다. 이 애착 캐릭터들과 함께 더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생각해보세요. 세션 안에서만 존재하는 캐릭터를 다른 세계로 내보낼 수 없을까요? 캐릭터를 우리의 현실세계로 초대할 수는 없을까요? 이런 고민에서 ‘캐릭터 프로토콜’이라는 개념을 고안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랜덤테일즈에서 마법사 ‘루나’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가정합시다. 루나는 당신의 모든 비밀을 알고, 당신만의 특별한 농담을 이해하며,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습니다. 어느날 새로운 VR 게임이 출시되었고, 당신은 루나와 함께 그 세계를 탐험하고 싶어집니다.
바로 이때 필요한 것이 ‘캐릭터 프로토콜’입니다. 이 프로토콜이 있다면, 당신은 루나라는 캐릭터를 새 게임으로 가져갈 수 있습니다. VR 게임은 루나의 성격, 기억, 당신과의 관계를 인식하고, VR 환경에 맞게 루나를 구현합니다.
루나는 여전히 당신을 알아보고, 함께했던 과거 모험을 기억하며, 특유의 말투와 성격을 유지합니다. 물론 VR 환경이니 3D 아바타로, 음성으로 소통하게 되겠죠. 캐릭터가 텍스트 게임 세션 안에서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드넓은 디지털 세상 어디에든 존재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더 정확히 정의하자면, 디지털 캐릭터의 정체성, 기억, 성격, 관계를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는 표준화된 형태로 정의하고 저장하는 기술. 그리고 다양한 디지털 환경에서 일관된 존재로 구현할 수 있게 하는 기술적 표준입니다. 이는 마치 인터넷 프로토콜이 서로 다른 컴퓨터들을 연결하듯이, 서로 다른 디지털 세계들을 캐릭터라는 다리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HTTP가 정보를 전송하는 표준이라면, 캐릭터 프로토콜은 디지털 생명을 전송하는 표준입니다.
캐릭터 프로토콜은 Universe OS가 새로운 경제 모델을 만드는 것에 기여합니다.
당신의 캐릭터가 다른 사용자의 세계에서 NPC 역할을 하고, 그 대가로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캐릭터의 특별한 능력이나 성격이 다른 창작자들에게 라이선스될 수도 있습니다. 형태는 무궁무진 할 것입니다. 당신의 창의적 노동의 결과물이,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형태의 크리에이터 경제를 만들어냅니다.
새로운 창세기의 시작
다음 유니콘이 또 하나의 SaaS나 배달앱에서 나올 것이라고 믿으시나요? 아니면 인간 존재의 가장 근본적인 욕구, 바로 ‘나만의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원초적 갈망을 해방시키는 곳에서 나올까요? 우리는 후자에 모든 것을 걸고 있습니다.
랜덤테일즈 유저들이 앞으로 자주 하게될 말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빛이 있으라”.